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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신간 안내] 국가관리연구원, 「스파이가 만든 한국사의 굴곡」 발간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22-05-09

국가관리연구원, 「스파이가 만든 한국사의 굴곡」 발간

외국 스파이들이 한반도 문제에 개입해 온 사례 분석



국가관리연구원(원장 이정욱)은 5월 9일 외국 스파이들이 한반도 문제에 개입해 온 사례를 분석한 단행본을 발간했다. 연구원 소속 정주진 박사는 구한말 이래 주변 4강 및 영국의 스파이들이 한반도 문제에 개입해 온 실태를 비밀 해제된 사료들을 교차 검증해 사실을 규명하는 방식으로 정리한 「스파이가 만든 한국사의 굴곡」을 저술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보는 것처럼 지정학적으로 강대국 사이에 놓여 있는 약소국은 강대국 간 세력 균형이 깨질 때마다 전쟁에 휩쓸리곤 했다.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의 이익이 교차되는 지점에 놓여 있는 한반도 역시 양 세력 간 균형이 뒤바뀔 때마다 전쟁에 휘말렸다. 조선시대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비롯 19세기 말 청일전쟁, 20세기 초 러일전쟁, 2차대전 후 남북 분단과 6·25전쟁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세력 다툼의 배후에는 늘 스파이가 있었다. 그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전쟁을 준비하고 지원하는 온갖 비밀공작을 일삼았다. 그럼에도 그들의 행각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들은 비밀리 움직이며 행적을 숨기기 위해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다행히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서방 진영이 냉전 종식을 계기로 과거 비밀로 분류된 자료들을 단계적으로 해제하고 있다. 이 책은 그렇게 비밀 해제된 자료들의 행간에 스며있는 스파이들의 한반도 문제 개입 사례들을 발췌해 그 전후좌우 맥락을 분석한 연구물이다. 


손자는 정보를 중시했다. 총명한 군주와 현명한 장수가 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은 적의 정세를 먼저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상대방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고 했다. 손자의 가르침처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강대국들의 한반도 전략에 대한 선행적 관찰이 요구된다. 


역사적 사례 연구는 주변국의 한반도 문제 개입을 예측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역사는 미래의 거울이다. 그들의 미래 행보를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한반도 문제에 개입해 온 역사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이 책을 발간한 근본적 목적도 거기에 있다.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에서는 구한말 일본이 한국 침략을 본격화하던 시기, 일본의 한반도 공작을 주도한 가와카미 소로쿠(川上操六)와 러일전쟁 당시 러시아를 배후 교란하는 데 성공해 일본 육군 나카노 학교 교육생들의 롤 모델이 된 아카시 모토지로(明石元二郞)를 소개했다.


2장에서는 김원봉 의열단장이 중국 국민당 비밀 정보 기관인 남의사와 연결되는 과정을 살펴봤다. 해방 후 월북한 김원봉이 장제스의 스파이로 몰려 처형당했다는 설의 신빙성을 검증했다.


3장에서는 미국 최초 국가 정보 기구인 정보조정관실(COI)을 창설한 도노반이 한국 임시정부와 연합해 한반도 침투 공작을 시작하는 배경을 규명했다. 미 COI는 창립 1년여 만인 1942년 6월 전략정보국(OSS)으로 개칭됐다. 창립 초기 OSS는 영국 특수공작국(SOE)과 해외 공작 지역을 분할하는 정보 협력 협정을 맺게 되는데 OSS는 일본이 점령하고 있던 아시아 지역을 맡게 됐다. 이에 따라 도노반은 한국 임시정부를 공작 파트너로 정해서 합동 공작을 추진했으나 한국 임시정부 측 사정으로 불발됐다. 


4장에서는 미국에 머무르던 이승만이 미 OSS에 제안해 성사된 코드 네임 「FE-6 프로젝트」를 고찰했다. 이 공작 계획은 미국 본토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을 항일 공작에 동원하는 프로젝트였으나 교육생들의 자질 부족 등으로 불발됐다.


5장에서는 태평양전쟁 말기 전개된 한국 임시정부와 미 OSS와의 합동 공작이 중심 테마이다. 전쟁 말기에 이르러 한미 합동 공작을 실시할 수 있는 여건이 성숙돼 「이글 프로젝트」와 「냅코 프로젝트」가 추진됐다. 이범석 광복군 제2지대장의 제안으로 성사된 이글 프로젝트는 중국 서안의 광복군 제2지대를 중심으로 한반도 침투 공작원을 양성하는 계획이었고, 냅코 프로젝트는 일본군 포로 가운데 공작원 자질이 있는 한국인들을 선발해 미국에서 훈련시켜 한반도에 침투시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두 프로젝트 모두 일본의 조기 항복으로 불발되고 말았다. 공작은 불발됐지만 이글 프로젝트는 미국 정보기관인 OSS와 광복군이 공동으로 전개한 한미 군사동맹의 역사적 기원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6장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 OSS와의 관계가 단절되는 과정을 진단한다. 트루먼 대통령은 전쟁이 끝난 지 불과 한 달여 만인 1945년 10월 1일 미 OSS를 해체했다. 그에 따라 미 OSS를 고리로 미국과 연결된 한국 임시정부와 미국과의 관계도 단절돼 임시정부 요인들은 개인 자격으로 귀국할 수밖에 없었다.


7장은 해방 후 소련의 정보기관들이 김일성과 박헌영을 북한의 지도자로 추대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해방 전 김일성이 소련군 정찰부대, 박헌영이 KGB의 지령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냉전 종식 후 새롭게 발굴된 사료를 바탕으로 해부했다.


8장은 해방정국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맥아더 사령관의 정보참모였던 윌로비가 한미일 정보 공조 체계를 구축하는 경과, KGB에 포섭돼 미국에서 암약했던 영국 케임브리지 5인방의 6·25전쟁 전후 암약상 등이 중심 내용이다.


9장에서는 해방 후 한국적 국가 정보 제도가 형성되는 데 기여한 인물들을 살펴본다. 일제 강점기 해외에서 미국 OSS, 중국 남의사 등과 손잡았던 독립운동가들이 환국했다. 그리고 그들은 항일 정보 활동을 전개하며 습득한 미국·중국식 정보 활동 기법 등을 바탕으로 한반도에 한국적 국가 정보 체계를 세우고자 노력했다.


이 책은 사단법인 21세기전략연구원(이사장 안광복)의 후원을 받았다. 국가관리연구원은 2017년 2월 1일 21세기전략연구원과 연구 교류 협정을 맺고 한국연구재단 토대연구사업인 「국가정보활동 사료수집·사료검증·사료연구를 통한 한국적 국가정보이론 수립과 창안」 주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국가관리연구원의 정주진 박사는 “현장 경험이 풍부한 21세기전략연구원 연구진들과의 지적 교류가 이 책을 내는 데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vol. 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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